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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對中 의존도↑… 미국 '공급망 다각화' 전략에 위협"

등록 2024.09.03 18:10:35수정 2024.09.03 19: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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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이란 단일 공급망 탈피 노력…인도 주목

인도, 중간재 수입 中 의존도 극심…전체 수입 ⅓

[히데라바드=AP/뉴시스]새로운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인도가 중간재 수입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미국의 '공급망 다각화' 무역 전략이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은 2020년 8월30일(현지시각) 인도 히데라바드의 일고 노동자들이 일이 끝난 뒤 트랙터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 모습. 2022.8.30.

[히데라바드=AP/뉴시스]새로운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인도가 중간재 수입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미국의 '공급망 다각화' 무역 전략이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은 2020년 8월30일(현지시각) 인도 히데라바드의 일고 노동자들이 일이 끝난 뒤 트랙터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 모습. 2022.8.30.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새로운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인도가 중간재 수입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미국의 '공급망 다각화' 무역 전략이 위협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각) '인도의 대(對)중국 의존도 증가는 미국 무역 전략에 어려움을 제기한다'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기업들은 중국이라는 단일 공급망에 대한 회의감과 더불어 무역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도를 새로운 제조공장으로 주목해 왔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인도의 풍부한 자원·노동력은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와 빅테크 기업 애플 등 수십 년 동안 중국 공장에 의존해 온 다국적 브랜드들은 인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도가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의약품과 같은 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중간재 부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게 됐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WP는 전했다.

실제 인도 싱크탱크인 글로벌 트레이드 리서치 이니셔티브(GTRI)에 따르면, 인도의 대중국 수입은 자국 전체 수입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수입 품목은 전자와 재생 에너지에서 제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인도산업연맹(CII)에 따르면, 인도는 회로 기판과 배터리 같은 전자 부품의 수입 중 약 3분의 2를 중국에서 한다. 이 부품에 대한 중국 수입량은 지난 5년 동안 3배 증가했다.

아울러 오랫동안 의약품 대규모 수출국이었던 인도는 최근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파라세타몰) 등 주요 원료의약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의 화학 물질 및 의약품 수입 점유율은 50% 이상 증가했으며, 불과 5년 동안 중국에서 수입되는 의약품 성분 및 기타 중간 약물 제품은 절반 이상 증가했다.

이외에도 인도는 인도 섬유 및 의류 생산, 자동차 산업에서조차도 원료와 부품 등 대부분의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인권 탄압과 노동 착취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소재 수입을 제한했으나, 인도는 모듈과 웨이퍼, 태양 전지 유리 등 태양광 패널 구성요소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했다.

이 같은 역학 관계가 중국 공장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중국과의 상업적 관계로부터 오는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해온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노력에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지금 당장 인도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인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고위 행정부 관리는 "단일 공급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효과적으로 다각화하기 위해 현재 이 공급망의 일부에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을 취했다"며 "그런 다음 거기서부터 상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조업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는 인도에게 중국이 세계 최대 부품 제조공장으로서 존재하는 한, 이 같은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뉴델리의 아난타 센터의 외교 정책 전문가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인드라니 바그치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든 중국이 가장 큰 부품 제조업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산업 성장을 끌어내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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